고민 해결 · 생활
잠을 안 자요
2026-10-06 업데이트 · 딸 육아 노트 편집팀
이런 모습이 보이나요
- 불을 끄면 “물 마실래”, “쉬 마려워”, “책 한 권만 더”가 끝없이 이어져요.
- 겨우 재워 놓고 방을 나오면 바로 따라 나와요.
- 밤에 두세 번씩 깨서 엄마 아빠 방으로 와요.
- 낮잠을 안 자겠다고 버티다가 저녁 6시쯤 짜증이 폭발해요.
- 초등 고학년, 중학생이 되니 새벽까지 깨어 있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요.
잠 문제는 부모의 잠까지 빼앗아서, 낮 동안의 인내심도 함께 바닥나게 해요. 그런데 잠은 아이가 저절로 잘하게 되는 일이 아니라, 몸의 리듬과 습관을 함께 익혀야 하는 기술에 가까워요.
왜 그럴까요
1. 잠들기 전 “전환”이 어려워요. 재미있는 하루를 멈추고 어둡고 조용한 곳으로 가는 건 아이에게 큰 전환이에요. 놀이를 멈추는 힘이 아직 약한 아이에게 잠자리는 “재미가 끝나는 곳”이에요.
2. 엄마 아빠와 떨어지는 시간이에요. 잠은 아이에게 가장 긴 이별이기도 해요. 낮에 부모와 함께한 시간이 적었던 날, 동생이 태어났거나 어린이집을 새로 다니는 시기에는 잠자리에서 더 매달려요.
3. 잠드는 방식이 습관이 됐어요. 안거나 젖을 물거나 옆에 누워 있어야만 잠드는 아이는, 밤에 얕은 잠에서 깼을 때도 같은 조건을 찾아요. 밤중에 잠깐 깨는 건 누구에게나 정상이지만, 혼자 다시 잠드는 법을 아직 익히지 못한 거예요.
4. 너무 피곤해도 오히려 못 자요. 잠이 부족해 지친 아이는 몸이 긴장해서 더 들뜨고, 잠들기 어려워해요. “늦게 재우면 빨리 자겠지”가 잘 통하지 않는 이유예요.
5. 사춘기에는 생체 시계가 늦어져요. 카스카돈(Carskadon, 2011)은 사춘기가 되면 잠이 오게 하는 몸의 신호가 밤늦게 나오도록 바뀌는데, 등교 시간은 이르고 휴대폰 화면 빛까지 더해져 청소년이 만성 수면 부족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해요. 게으른 게 아니라 몸의 시계가 달라진 거예요.
미국수면의학회(Paruthi 등, 2016)가 권하는 하루 수면 시간(낮잠 포함)은 412개월 1216시간, 12세 1114시간, 35세 1013시간, 612세 912시간, 1318세 810시간이에요.
딸이라면
딸도 아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차가 크지만, 사춘기에 들어서면 여자아이가 평균적으로 잠들기 어렵다는 고민을 더 많이 호소하는 편이에요(Zhang 등, 2016). 사춘기가 남자아이보다 1~2년 빨리 시작되는 것도 영향을 줘요.
- 잠자리에서 걱정을 털어놓는 아이가 있어요. 불 끄기 전 5분을 “오늘 있었던 일 이야기 시간”으로 정해 두면 걱정을 들고 잠자리에 눕지 않게 도와줘요.
- 친구 메시지는 밤에 끝나게. 단체 대화방은 밤늦게까지 이어지기 쉬워요. 휴대폰은 거실에서 충전하는 규칙을 가족 모두 함께 지켜요.
- 피곤한데 못 자는 날이 계속되면 불안이나 우울 신호일 수 있으니 기분도 함께 살펴 주세요.
이렇게 말해 보세요
민델 등(Mindell 등, 2006)은 52편의 연구를 검토해, 일정한 잠자리 의식(루틴)과 부모가 조금씩 물러나는 방법이 영유아의 잠자리 거부와 밤중 깸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정리했어요. 핵심은 매일 같은 순서, 같은 시간, 짧고 지루한 반응이에요.
| 상황 | 이렇게 말하기 | 피하면 좋은 말 |
|---|---|---|
| 잠자리 루틴을 시작할 때 | “씻고, 잠옷 입고, 책 두 권. 그다음은 불 끄는 시간이야.” | “빨리 안 자면 혼난다.” |
| “한 권만 더”를 외칠 때 | “오늘은 두 권 약속했지. 그 책은 내일 첫 번째로 읽자.” | “그래, 진짜 마지막이야.” (매일 반복) |
| 방에서 계속 나올 때 | (조용히 손잡고 방으로) “잘 시간이야.” 같은 말만 짧게 | “몇 번째야! 엄마도 쉬고 싶다고!” |
| 무섭다고 할 때 | “어두우면 무서울 수 있어. 작은 불 켜 두고 문 열어 둘게.” | “무섭긴 뭐가 무서워, 다 컸으면서.” |
| 밤에 깨서 왔을 때 | “괜찮아. 네 침대로 가자.” (짧게 안아 주고 데려가기) | (매번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기) |
| 청소년이 새벽까지 깨어 있을 때 | “요즘 잠이 늦게 오지? 휴대폰은 몇 시에 내려놓을지 정해 볼래?” | “너 또 밤새 폰 했지?” |
아침에는 밤사이 잘 지낸 것을 구체적으로 알아봐 주세요. “어젯밤엔 한 번 나왔다가 바로 들어갔지. 혼자 다시 잠들었네.” 이렇게 작은 성공을 짚어 주면 아이는 잠자리를 “혼나는 곳”이 아니라 “해낼 수 있는 곳”으로 느끼게 돼요. 스티커판을 쓴다면 완벽하게 잔 날이 아니라 약속 하나를 지킨 날에 붙여 주세요.
나이별로 다르게
영유아(만 0~5세): 잠자리 루틴은 20~30분 안에, 늘 같은 순서로 해요. 졸리지만 깨어 있을 때 눕혀서 혼자 잠드는 연습을 해요. 옆에 앉아 있다가 며칠마다 의자를 문 쪽으로 옮기는 식으로 천천히 물러나도 돼요. 애착 인형도 도움이 돼요. 밤중 수유와 낮잠 이야기는 7~12개월 연령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초등(만 6~12세): 잠드는 시간을 아이와 함께 정하고, 잠자리 1시간 전에는 화면을 끄는 규칙을 만들어요. 헤일과 관(Hale & Guan, 2015)의 리뷰에서 화면 사용은 늦게 잠들고 덜 자는 것과 꾸준히 관련이 있었어요. 숙제와 학원으로 밤늦게까지 깨어 있다면 일정 자체를 줄이는 것도 고민해 보세요.
청소년(만 13세 이상): 주말에 몰아 자면 월요일이 더 힘들어져요. 주말 기상 시간은 평일보다 2시간 이상 늦추지 않게 해 보세요. 아침에 햇볕을 쬐면 생체 시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돼요. 잔소리보다 휴대폰 충전 장소 같은 환경 규칙이 효과적이에요.
하지 말아야 할 것
- 잠을 벌로 쓰지 마세요. “말 안 들으면 일찍 재운다”는 잠자리를 싫은 곳으로 만들어요.
- 날마다 규칙을 바꾸지 마세요. 어떤 날은 같이 자고 어떤 날은 혼내면, 아이는 더 오래 버티는 법을 배워요.
- 영상을 보여 주며 재우지 마세요. 화면 빛과 자극은 잠을 늦추고, 영상 없이는 못 자는 습관이 생겨요.
- 수면 유도제나 어른 약을 임의로 먹이지 마세요. 약은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해요.
- 늦게까지 깨어 있는 청소년을 게으르다고 몰아세우지 마세요. 생체 리듬 변화가 함께 있다는 걸 기억해요.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한 신호
다음과 같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하고, 필요하면 수면 클리닉이나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보세요.
- 거의 매일 코를 골고, 자다가 숨이 멈추는 것 같거나 입을 벌리고 힘들게 숨 쉬어요(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수면무호흡일 수 있어요).
- 잠들기 전 다리가 불편하다며 계속 움직이거나, 밤새 심하게 뒤척여요.
- 자다가 비명을 지르며 깨는데 달래도 알아보지 못하는 일(야경증)이 잦거나, 몽유병으로 다칠 위험이 있어요.
-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자꾸 졸고, 수업 중에 잠들어요.
- 청소년이 몇 주째 잠을 못 이루며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해 보여요. 청소년상담 1388에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잠이 부족하면 짜증과 떼도 늘어요. 떼쓰고 드러누워요와 엄마 아빠와 떨어지지 않으려 해요도 함께 읽어 보세요.
참고한 자료
- Mindell, J. A., Kuhn, B., Lewin, D. S., Meltzer, L. J., & Sadeh, A. (2006). Behavioral treatment of bedtime problems and night wakings in infants and young children. Sleep, 29(10), 1263-1276.
- Paruthi, S., Brooks, L. J., D'Ambrosio, C., et al. (2016). Recommended amount of sleep for pediatric populations: A consensus statement of the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12(6), 785-786.
- Carskadon, M. A. (2011). Sleep in adolescents: The perfect storm. Pediatric Clinics of North America, 58(3), 637-647.
- Hale, L., & Guan, S. (2015). Screen time and sleep among school-aged children and adolescents: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Sleep Medicine Reviews, 21, 50-58.
- Zhang, J., Chan, N. Y., Lam, S. P., et al. (2016). Emergence of sex differences in insomnia symptoms in adolescents: A large-scale school-based study. Sleep, 39(8), 1563-1570.
- Else-Quest, N. M., Hyde, J. S., Goldsmith, H. H., & Van Hulle, C. A. (2006). Gender differences in temperament: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32(1), 33-72.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예요. 아이의 건강이나 발달이 걱정되면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언어치료사 같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