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연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알아보고 거리 두는 법
2026-10-06 업데이트 · 나답게 편집팀
누구에게나 만나고 나면 이상하게 기운이 빠지는 사람이 있어요. 처음엔 친절했는데 어느새 내가 손해 보는 쪽에 서 있거나, 대화가 끝나면 내가 뭘 잘못했나 곱씹게 되는 관계요. 이 글은 그런 관계를 관찰할 수 있는 행동으로 알아보고, 나를 지키는 거리를 만드는 방법을 다뤄요.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어요. 이 글은 누군가에게 ‘나르시시스트’나 ‘사이코패스’ 같은 이름을 붙이는 도구가 아니에요. 그런 판단은 전문가가 직접 평가해야만 할 수 있고, 인터넷 체크리스트로 남을 진단하면 관계만 더 꼬이기 쉬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행동을 보는 것이에요.
연구가 알려 주는 단서: 정직·겸손
성격 연구자 애슈턴과 리는 성격의 여섯 번째 요인으로 ‘정직·겸손’을 제안했어요(Ashton & Lee, 2007). 이 특성이 낮은 쪽 끝에 있는 사람들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남을 이용하거나, 규칙을 비틀거나, 자신이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느끼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해요(Lee & Ashton, 2012).
몇 가지 연구 결과를 보면 이래요.
- 돈을 나눠 주는 경제 게임에서, 정직·겸손이 낮은 사람들은 상대에게 덜 나눠 주는 경향이 있었어요(Hilbig & Zettler, 2009).
- 직장 내 일탈 행동(규칙 위반, 동료를 해치는 행동)을 다룬 메타분석에서, 정직·겸손은 이런 행동과 가장 뚜렷하게 관련된 성격 특성 중 하나였어요(Pletzer 외, 2019).
물론 이건 집단의 경향이에요. 점수가 낮다고 모두가 남을 이용하는 건 아니고, 우리가 다른 사람의 점수를 알 수도 없어요. 그래서 실제 생활에서는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보는 것이 훨씬 유용해요.
눈여겨볼 행동 신호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반복될 때 의미가 있어요.
| 신호 |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요 |
|---|---|
| 과한 아첨 |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칭찬이 지나치고, 칭찬 뒤에 부탁이 따라와요 |
| 규칙 비틀기 | “다들 이렇게 해”, “이 정도는 괜찮아”라며 작은 규칙을 쉽게 넘어요 |
| 특권 의식 | 줄 서기, 마감, 분담처럼 모두가 지키는 걸 자기만 예외로 여겨요 |
| 말과 행동의 불일치 | 약속은 쉽게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지적하면 기억이 다르다고 해요 |
| 사람에 따라 다른 태도 | 윗사람에게는 친절하고, 도움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무례해요 |
| 경멸 | 비웃음, 눈 굴리기, 비꼬는 말로 상대를 깎아내려요 |
경멸과 비난은 특히 해로워요
부부 관계를 오랫동안 관찰한 가트맨은 비난, 경멸, 방어, 담쌓기의 네 가지 대화 패턴이 관계가 끝나는 것을 잘 예측한다고 보고했어요. 그중에서도 경멸, 즉 상대를 자기보다 낮게 보는 태도가 특히 해로운 신호로 꼽혀요(Gottman & Levenson, 1992; Gottman, 1994). 연인이 아니라도, 상대가 나를 대할 때 이런 태도가 반복된다면 거리를 생각해 볼 때예요.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도 단서예요
상대의 행동만큼 중요한 건 그 사람을 만난 뒤의 내 상태예요. 만나기 전부터 긴장되고, 헤어진 뒤 한참 동안 대화를 곱씹고, 나도 모르게 사과부터 하게 된다면 그 관계는 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증거는 아니지만, 거리를 조절할 이유로는 충분해요.
나에게도 돌아볼 점이 있어요
이런 행동은 ‘특별히 나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누구나 지치거나 궁지에 몰리면 말을 바꾸거나 남 탓을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한두 번의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패턴을 보는 것이 공정해요. 그리고 같은 기준을 나에게도 적용해 보면, 내가 고치고 싶은 습관이 보이기도 해요.
경계 세우기: 이렇게 말해 보세요
경계는 상대를 벌주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하는 것이에요. 짧고 차분하게, 설명은 최소로 하는 게 좋아요.
- 부탁을 거절할 때: “이번에는 어렵겠어요.”
- 칭찬 뒤 부탁이 올 때: “좋게 봐 줘서 고마워요. 그 일은 제 업무 범위가 아니라서요.”
- 비꼬는 말을 들을 때: “그 말은 불편해요. 하고 싶은 얘기를 직접 해 주세요.”
- 약속이 반복해서 깨질 때: “다음부터는 확정된 일정만 함께 잡을게요.”
- 결정을 압박받을 때: “지금 답하지 않을게요. 내일 알려 드릴게요.”
상대가 화를 내거나 서운해해도 같은 말을 차분히 반복하면 돼요. 길게 설명할수록 반박할 거리를 주게 돼요.
피할 수 없는 관계라면: 노출 줄이기
직장에서
- 중요한 요청과 합의는 글로 남겨요. 메일이나 메신저로 “오늘 이야기한 내용 정리해요”라고 보내 두면 말이 바뀌어도 확인할 수 있어요.
- 일대일보다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만나요.
- 필요하면 상사나 인사 담당자에게 사실 위주로(언제, 무엇을, 어떻게) 알려요.
가족 안에서
- 만나는 시간과 빈도를 정해요. “명절엔 하룻밤만 묵을게요”처럼 미리 정하면 덜 지쳐요.
- 꼭 다뤄야 할 주제와 피할 주제를 나눠요. 돈이나 결혼처럼 늘 다툼이 되는 주제는 “그 얘기는 오늘 안 할게요”라고 넘어가도 괜찮아요.
- 함께 있을 때 내 편이 되어 줄 사람을 정해 두면 도움이 돼요.
이렇게 써 보세요
- 만나고 나면 지치는 사람을 한 명 떠올리고, 이름 대신 반복되는 행동 세 가지를 적어요.
- 그 행동이 일어나는 상황(시간, 장소, 주제)을 표시해요.
- 위의 문장 중 하나를 골라 내 말투로 바꿔 미리 연습해요.
- 나를 해치는 말이나 행동이 계속되거나 안전이 걱정된다면, 혼자 감당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나 상담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참고한 자료
- Ashton, M. C., & Lee, K. (2007). Empirical, theoretical, and practical advantages of the HEXACO model of personality structure.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11(2), 150-166. doi.org/10.1177/1088868306294907
- Lee, K., & Ashton, M. C. (2012). The H factor of personality: Why some people are manipulative, self-entitled, materialistic, and exploitive, and why it matters for everyone. Wilfrid Laurier University Press.
- Hilbig, B. E., & Zettler, I. (2009). Pillars of cooperation: Honesty-Humility, social value orientations, and economic behavior.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43(3), 516-519.
- Pletzer, J. L., Bentvelzen, M., Oostrom, J. K., & de Vries, R. E. (2019). A meta-analysis of the relations between personality and workplace deviance: Big Five versus HEXACO.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112, 369-383.
- Gottman, J. M. (1994). What predicts divorce? The relationship between marital processes and marital outcomes. Lawrence Erlbaum.
- Gottman, J. M., & Levenson, R. W. (1992). Marital processes predictive of later dissolution: Behavior, physiology, and health.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3(2), 221-233. doi.org/10.1037/0022-3514.63.2.221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의학적·심리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