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마음
그림을 보며 마음 읽기: 감상이 알려 주는 것과 알려 주지 않는 것
2026-10-06 업데이트 · 나답게 편집팀
같은 그림인데 어떤 날은 평화로워 보이고, 어떤 날은 쓸쓸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림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나답게의 ‘그림으로 보는 마음’은 이 점을 이용해 그림에 대한 감정 반응으로 지금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는 구조화된 자기 점검이에요.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은 알 수 없는지 먼저 정리해 둘게요.
미술치료는 무엇이고, 어디까지 알려져 있을까
미술치료는 훈련받은 치료자와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다루는 심리치료의 한 형태예요. 말로 꺼내기 어려운 감정을 색과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쌓이는 중이에요. 영국에서 진행된 체계적 문헌 고찰은 미술치료가 일부 증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연구들을 확인했지만, 연구 수가 적고 질이 고르지 않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어요(Uttley 외, 2015). 그리고 중요한 점은, 미술치료는 치료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거예요. 웹사이트에서 그림을 보고 고르는 활동은 미술치료가 아니에요.
그림을 볼 때 생기는 감정
그림 앞에서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느껴요. 연구자들은 이를 미적 감정이라고 불러요.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 경외감, 감동, 때로는 불편함이나 혼란스러움도 포함돼요. 메닝하우스와 동료들은 미적 감정이 늘 ‘이것이 얼마나 아름답거나 인상적인가’라는 평가를 품고 있고, 그 대상을 얼마나 좋아하게 되는지와 관련된다고 설명했어요(Menninghaus 외, 2019). 슬픈 그림이 오히려 오래 마음에 남는 것처럼, 불편한 감정도 감상 경험을 깊게 만들 수 있어요.
기분이 그림을 다르게 보이게 해요
심리학자 고든 바워는 기분이 기억과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를 정리했어요(Bower, 1981). 기분이 좋을 때는 즐거운 기억이 잘 떠오르고, 가라앉아 있을 때는 슬픈 기억이 잘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거예요. 이를 기분 일치 효과라고 해요.
그림 감상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그림 속 어두운 색이나 혼자 있는 인물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편안한 날에는 빛이나 여백이 먼저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어떤 그림에 끌리는지, 그림에서 무엇을 먼저 보는지가 오늘의 마음을 돌아보는 실마리가 될 수 있어요.
성격과 예술 취향
예술 취향과 성격의 관계도 연구됐어요.
- 영국의 대규모 표본 연구에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추상화나 입체파 같은 낯선 양식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어요(Chamorro-Premuzic 외, 2009).
- 퍼넘과 워커의 연구에서도 성격 특성과 예술 경험이 그림 선호와 관련이 있었어요(Furnham & Walker, 2001).
다만 이런 관계는 크지 않은 편이에요. “추상화를 좋아하니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미술 교육이나 경험, 그날의 기분도 취향에 함께 영향을 줘요.
감정을 그림으로 표시하는 척도: SAM
감정을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울 때 쓰는 도구가 있어요. 브래들리와 랭이 만든 **자기 평가 마네킹(SAM)**이에요(Bradley & Lang, 1994). 작은 사람 모양 그림을 보고 세 가지를 골라요.
| 차원 | 그림의 변화 | 묻는 것 |
|---|---|---|
| 쾌-불쾌 | 찡그린 얼굴에서 웃는 얼굴로 | 지금 기분이 얼마나 좋거나 나쁜가 |
| 각성 | 차분한 모습에서 들뜬 모습으로 | 지금 얼마나 차분하거나 흥분돼 있는가 |
| 통제감 | 작은 모습에서 큰 모습으로 | 상황을 얼마나 내가 다룰 수 있다고 느끼는가 |
말 없이 그림만으로 답할 수 있어서 나이나 언어와 상관없이 쓰기 쉬워요.
나답게의 ‘그림으로 보는 마음’은 이렇게 채점해요
명화 24점(빠른 검사는 12점)을 따뜻한 장면, 해석이 갈리는 장면, 강렬하거나 쓸쓸한 장면으로 고르게 나눠 보여 드려요. 그림 제목은 느낌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끝난 뒤에 알려 드려요. 그림마다 세 가지를 물어요.
- 어떤 느낌이 드나요? 기쁨, 평온함, 설렘, 따뜻함, 궁금함, 그리움, 슬픔, 외로움, 불안, 두려움, 짜증·답답함, 무덤덤함 가운데 최대 세 개
- 얼마나 강한가요? 약하게, 꽤, 강하게
- 장면에 따라 한 가지 더: 사람이 등장하는 모호한 장면에서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강렬한 장면에서는 “그 속에 내가 있다면 먼저 무엇을 할까”, 따뜻한 장면에서는 “가장 끌리는 것은 무엇인가”
결과는 정해진 규칙으로 계산해요. 같은 답에는 언제나 같은 결과가 나와요.
| 결과 | 계산 방법 | 연구 배경 |
|---|---|---|
| 지금 마음의 색 | 고른 느낌에 강도를 나눠 더한 뒤 가장 큰 세 가지 | 기분 일치 효과(Bower, 1981) |
| 정서 균형 | (긍정 느낌 합 − 부정 느낌 합) ÷ 전체, 0.35 이상이면 밝은 편, −0.15 이하면 무거운 편 | 정서 균형 연구 |
| 모호한 장면을 읽는 경향 | 모호한 장면에서 부정적인 다음 이야기를 고른 비율, 0.5 이상이면 걱정스럽게 읽는 편 | 우울·불안과 해석 편향(Everaert 외, 2017; Hirsch 외, 2016) |
| 따뜻한 장면에 대한 반응 | 따뜻한 장면에서 긍정 느낌을 고른 비율, 0.5 미만이면 지침의 신호일 수 있음 | 우울과 긍정 반응 둔화(Bylsma 외, 2008) |
| 대처 방식 | 강렬한 장면에서 고른 행동(연결, 해결, 거리 두기, 받아들이기, 표현하기) | 정서 조절 전략 메타분석(Aldao 외, 2010) |
| 지금 바라는 것 | 따뜻한 장면에서 끌린 것(관계, 휴식, 자유, 몰입, 의미) | 자기결정이론(Ryan & Deci, 2000) |
연구 결과는 “해석 편향이 우울·불안과 관련이 있다”는 집단의 경향이에요. 이 그림들에 대해 따로 만든 한국인 규준은 없어서, 결과의 근거 등급은 C로 표시해요. 점수가 무겁게 나왔다고 병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요즘 마음을 한 번 더 살펴볼 이유로 받아들여 주세요.
투사 검사가 아니에요
“이 그림을 고른 당신은 마음속에 상처가 있습니다” 같은 해석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림이나 잉크 얼룩에 대한 반응으로 숨은 성격이나 문제를 알아낸다는 투사 검사는, 과학적 근거를 검토한 연구에서 해석 방식에 따라 신뢰도와 타당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됐어요(Lilienfeld 외, 2000).
그래서 나답게는 그림 선택을 진단의 근거로 쓰지 않아요. 그림은 지금 내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계기일 뿐이에요. 두 방식의 차이를 정리하면 이래요.
- 진단식 해석: 바깥의 누군가가 “이 선택은 이런 뜻”이라고 정해 줘요. 해석의 주인이 내가 아니에요.
- 성찰식 사용: 내가 “나는 왜 이 그림에 끌렸지?”라고 묻고 스스로 답해요. 같은 그림이라도 사람마다, 날마다 이유가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해요.
성찰식 사용에서는 틀린 답이 없어요. 그림이 떠올리게 한 기억이나 생각이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충분해요.
이렇게 써 보세요
- 마음이 복잡한 날, 그림 몇 점을 천천히 보고 가장 끌리는 그림 하나를 골라요.
- 그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을 한 단어로 적어요.
- SAM으로 지금 기분, 에너지, 통제감을 표시해요.
- “이 그림이 오늘 나에게 끌린 이유는 뭘까?”를 한두 문장으로 적어요. 정답은 없어요.
- 일주일 뒤 같은 그림을 다시 보고, 느낌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세요.
그림으로 보는 마음에서 명화 12점 또는 24점으로 지금의 마음을 살펴보고, 더 넓은 마음 점검은 요즘 마음 체크인에서 할 수 있어요.
참고한 자료
- Bower, G. H. (1981). Mood and memory. American Psychologist, 36(2), 129-148. doi.org/10.1037/0003-066X.36.2.129
- Bradley, M. M., & Lang, P. J. (1994). Measuring emotion: The Self-Assessment Manikin and the semantic differential. Journal of Behavior Therapy and Experimental Psychiatry, 25(1), 49-59. doi.org/10.1016/0005-7916(94)90063-9
- Chamorro-Premuzic, T., Reimers, S., Hsu, A., & Ahmetoglu, G. (2009). Who art thou? Personality predictors of artistic preferences in a large UK sample: The importance of openness. British Journal of Psychology, 100(3), 501-516.
- Furnham, A., & Walker, J. (2001). The influence of personality traits, previous experience of art, and demographic variables on artistic preference.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31(6), 997-1017.
- Menninghaus, W., Wagner, V., Wassiliwizky, E., Schindler, I., Hanich, J., Jacobsen, T., & Koelsch, S. (2019). What are aesthetic emotions? Psychological Review, 126(2), 171-195. doi.org/10.1037/rev0000135
- Lilienfeld, S. O., Wood, J. M., & Garb, H. N. (2000). The scientific status of projective techniqu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2), 27-66. doi.org/10.1111/1529-1006.002
- Uttley, L., Scope, A., Stevenson, M., Rawdin, A., Taylor Buck, E., Sutton, A., Stevens, J., Kaltenthaler, E., Dent-Brown, K., & Wood, C. (2015). Systematic review and economic modelling of the clinical effectiveness and cost-effectiveness of art therapy among people with non-psychotic mental health disorders. Health Technology Assessment, 19(18).
- Everaert, J., Podina, I. R., & Koster, E. H. W. (2017). A comprehensive meta-analysis of interpretation biases in depression. Clinical Psychology Review, 58, 33-48.
- Hirsch, C. R., Meeten, F., Krahé, C., & Reeder, C. (2016). Resolving ambiguity in emotional disorders: The nature and role of interpretation biases. Annual Review of Clinical Psychology, 12, 281-305.
- Bylsma, L. M., Morris, B. H., & Rottenberg, J. (2008). A meta-analysis of emotional reactivity in major depressive disorder. Clinical Psychology Review, 28(4), 676-691.
- Aldao, A., Nolen-Hoeksema, S., & Schweizer, S. (2010). Emotion-regulation strategies across psychopathology: A meta-analytic review. Clinical Psychology Review, 30(2), 217-237.
- Ryan, R. M., & Deci, E. L. (2000). Self-determination theory and the facilitation of intrinsic motivation, social development, and well-being. American Psychologist, 55(1), 6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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