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해결 · 관계
친구가 없어요
2026-10-06 업데이트 · 딸 육아 노트 편집팀
이런 모습이 보이나요
-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이 노는 걸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요.
- “오늘 누구랑 놀았어?” 하면 “아무도”라고 대답해요.
- 친구에게 다가가긴 하는데, 장난감을 뺏거나 자기 방식만 고집해서 금방 혼자가 돼요.
- 생일 파티 초대를 한 번도 받지 못했어요.
- 사춘기 아이라면 쉬는 시간에 혼자 있고, 단체 대화방에서도 조용해요.
아이가 혼자인 모습은 부모에게 큰 걱정이에요. 그런데 “친구가 없다”는 말 안에는 서로 다른 여러 상황이 들어 있어요. 혼자 노는 걸 편안해하는 아이, 함께 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아이, 다가가다 거절당해 상처받은 아이는 필요한 도움이 각각 달라요. 먼저 우리 아이가 어디에 가까운지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왜 그럴까요
1. 원래 낯선 상황에 천천히 적응하는 기질이에요. 제롬 케이건(Kagan 등, 1988)의 연구에서 일부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새로운 사람과 상황에 조심스럽게 반응하는 기질을 보였어요. 이런 아이는 친구가 싫은 게 아니라 친해지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한 거예요. 한두 명과 깊게 사귀는 걸 더 좋아하기도 해요.
2. 함께 노는 기술이 아직 자라는 중이에요. 친구 놀이에 끼려면 상대의 놀이를 지켜보고, 비슷한 행동으로 다가가고, 차례를 기다리고, 져도 화를 참아야 해요. 이건 배워야 하는 기술이에요. 이 기술이 늦게 자라는 아이는 친구를 원하면서도 서툰 행동 때문에 밀려나요.
3. 감정 조절이 어려워요. 지면 울거나 화를 내고, 속상하면 때리는 아이는 친구들이 함께 놀기를 꺼려요. 감정 조절이 자라면 친구 관계도 함께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4. 공감과 마음 읽기가 서툴러요. 친구 표정에서 “지금 싫어하는구나”를 알아채는 힘이 부족하면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돼요. 공감을 못 해요도 함께 읽어 보세요.
5. 환경이 바뀌었거나 따돌림을 겪고 있어요. 이사, 전학, 반 배정 뒤에는 한동안 혼자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일부러 무리에서 빼거나 놀리는 일이 있다면 그건 아이의 사회성 문제가 아니라 어른이 개입해야 할 문제예요.
친구가 많아야만 건강한 건 아니에요. 연구자들은 친구의 수보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봐요.
딸이라면
여자아이는 평균적으로 소수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지고, 친밀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에요(Rose & Rudolph, 2006). 그래서 단짝과의 갈등이나 무리에서 빠지는 일에 더 크게 상처받기도 해요. 물론 개인차가 커요.
- 관계 속 공격에 이름을 붙여 주세요. “너랑 놀지 마”라고 다른 친구에게 말하는 것, 일부러 빼고 노는 것도 괴롭힘이에요(Card 등, 2008).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해 주세요.
- 싫다는 말, 화를 표현하는 말을 연습해요. 관계가 깨질까 봐 참기만 하는 아이에게 “그건 싫어”, “나도 하고 싶은 게 있어”를 말해도 된다고 알려 주세요.
- 고민을 반복해서 곱씹지 않게. 친구와 고민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우정을 깊게 하지만 불안을 키우기도 해요(Rose, 2002). 들어준 뒤에는 할 수 있는 일로 넘어가요.
이렇게 말해 보세요
가트맨(Gottman, 1997)은 아이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고, 그다음에 함께 방법을 찾으라고 해요. 친구 문제를 부모가 대신 해결해 주기보다 아이가 시도해 볼 작은 행동을 같이 고르는 것이 좋아요.
| 상황 | 이렇게 말하기 | 피하면 좋은 말 |
|---|---|---|
| “아무도 나랑 안 놀아”라고 할 때 | “혼자라서 쓸쓸했구나. 오늘 같이 놀고 싶었던 친구가 있었어?” | “네가 먼저 다가가야지, 왜 가만히 있어?” |
| 놀이에 끼고 싶어 할 때 | “친구들이 뭐 하는지 먼저 보고, 비슷한 걸 하면서 ‘나도 해도 돼?’ 해 보자.” | “그냥 가서 놀아. 뭐가 어려워.” |
| 거절당하고 왔을 때 | “거절당하면 정말 속상하지. 그 친구가 싫다는 게 아니라 그 놀이가 이미 정해져서일 수도 있어.” | “그런 애랑은 놀지 마.” |
| 친구와 다투고 왔을 때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처음부터 말해 줄래? 다음엔 어떻게 해 볼 수 있을까?” | “또 네가 먼저 시비 걸었지?” |
| 혼자 노는 걸 좋아할 때 | “혼자 노는 것도 괜찮아. 혹시 같이 하고 싶은 친구가 생기면 말해 줘.” |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 |
| 청소년이 단체 대화방에서 소외될 때 | “그 방에서 힘든 일 있었구나. 네 편이 되어 줄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먼저 들어 볼게.” | “그깟 단톡방 신경 쓰지 마.” |
나이별로 다르게
영유아(만 3~5세): 이 나이에는 친구와 나란히 각자 노는 모습도 자연스러워요. 부모가 작은 놀이 약속(한 명씩 초대해 1시간 정도)을 만들어 주면 좋아요. 큰 모임보다 일대일이 훨씬 쉬워요. 놀이 중에는 “친구가 자동차를 보고 있네. 하나 빌려줄까?”처럼 부모가 옆에서 다리를 놓아 주세요. 시기별 사회성은 만 4세 연령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초등(만 6~12세): 관심사가 같은 친구를 만날 기회를 늘려 주세요. 방과후 활동, 운동, 동아리처럼 반복해서 만나는 모임이 가장 좋아요. 담임 선생님께 학교에서의 모습을 물어보고, 짝꿍이나 모둠 활동에 도움을 부탁할 수도 있어요. 집에서는 인사하기, 칭찬하기, 차례 지키기를 역할 놀이로 연습해요.
청소년(만 13세 이상): 친구 관계에 부모가 직접 끼어들면 오히려 아이가 곤란해질 수 있어요. 대신 아이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운동, 음악, 봉사, 관심사 모임)을 함께 찾아보세요. 온라인 친구도 의미 있는 관계일 수 있지만, 모르는 어른과의 만남은 위험하다는 점을 알려 주세요. 사춘기 대화법은 사춘기라 말이 안 통해요를 참고하세요.
하지 말아야 할 것
- 친구를 억지로 만들어 주려 하지 마세요. 부모가 정한 친구와 억지로 놀게 하면 아이는 더 위축돼요.
-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마세요. “누구는 친구가 많던데”라는 말은 아이를 더 외롭게 해요.
- 따돌림을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고 넘기지 마세요. 반복되는 괴롭힘은 어른이 나서야 해요.
- 부모의 불안을 아이에게 쏟지 마세요. 매일 “오늘은 친구랑 놀았어?” 하고 확인하면 아이는 혼자인 날을 숨기게 돼요.
- 아이의 기질을 고쳐야 할 결점으로 대하지 마세요. 조용한 아이도 자기 방식으로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요.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한 신호
다음과 같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나 아동 상담센터,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보세요.
- 친구에게 관심이 거의 없고, 눈 맞춤이나 주고받는 대화가 또래보다 많이 어려워요. 발달 평가가 필요할 수 있어요.
- 친구를 원하지만 공격적인 행동이나 심한 감정 폭발 때문에 계속 관계가 깨져요.
-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요. 학교에 알리고, 학교폭력 신고는 117에서도 할 수 있어요.
- 외로움 때문에 잠, 식사, 등교에 문제가 생기고 우울해 보여요. 학교·유치원 가기 싫어해요도 함께 읽어 보세요.
- 청소년이라면 청소년상담 1388(전화, 문자, 카카오톡)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 “죽고 싶다”는 말이나 자해 흔적이 보이면 바로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 연락하고, 위급하면 119에 신고하세요.
참고한 자료
- Rose, A. J., & Rudolph, K. D. (2006). A review of sex differences in peer relationship processes: Potential trade-offs for the emotional and behavioral development of girls and boys. Psychological Bulletin, 132(1), 98-131.
- Rose, A. J. (2002). Co-rumination in the friendships of girls and boys. Child Development, 73(6), 1830-1843.
- Card, N. A., Stucky, B. D., Sawalani, G. M., & Little, T. D. (2008). Direct and indirect aggression during childhood and adolescence: A meta-analytic review of gender differences, intercorrelations, and relations to maladjustment. Child Development, 79(5), 1185-1229.
- Kagan, J., Reznick, J. S., & Snidman, N. (1988). Biological bases of childhood shyness. Science, 240(4849), 167-171.
- Gottman, J. (1997). Raising an Emotionally Intelligent Child: The Heart of Parenting. Simon & Schuster.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예요. 아이의 건강이나 발달이 걱정되면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언어치료사 같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