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고민 해결

고민 해결 · 공부

공부 의욕이 없어요

2026-10-06 업데이트 · 딸 육아 노트 편집팀

이런 모습이 보이나요

  • “공부해”라고 하면 책상에 앉긴 하는데 30분째 같은 페이지예요.
  • “이거 해서 뭐해?”, “어차피 못 해”라는 말을 자주 해요.
  • 숙제는 엄마 아빠가 옆에서 지켜봐야만 겨우 끝나요.
  • 시험이 다가와도 걱정하는 기색이 없어 보여요.
  • 그런데 게임 공략이나 좋아하는 아이돌 정보는 엄청나게 꿰고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 답답하고, 혹시 아이 장래가 잘못될까 불안해져요. 그런데 마지막 모습에 실마리가 있어요. 아이는 의욕이 아예 없는 게 아니라, 공부에 대한 의욕만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의욕은 혼낸다고 생기지 않고, 연료가 채워질 때 살아나요.

왜 그럴까요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의 자기결정성 이론(Ryan & Deci, 2000)은 사람이 스스로 움직이려면 세 가지 마음의 연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해요.

1. 자율성: “내가 정했다”는 느낌이 없어요. 언제, 무엇을, 얼마나 할지 모두 부모가 정하면 공부는 “남의 일”이 돼요. 시키는 일은 시키는 만큼만 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워요.

2. 유능감: “해 봤자 안 된다”고 느껴요. 노력했는데 결과가 계속 나쁘거나, 이미 진도를 놓쳐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우면 아이는 포기를 먼저 배워요. “안 하는 것”이 “못하는 것”보다 덜 창피하기 때문에 일부러 안 하는 척하기도 해요.

3. 관계: 공부가 부모와 싸우는 이유가 됐어요. 공부 이야기만 나오면 혼나고 비교당한다면, 공부는 아이에게 관계를 나쁘게 만드는 일이 돼요.

이 밖에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어요.

4. 칭찬과 보상의 방식. 뮬러와 드웩(Mueller & Dweck, 1998)의 실험에서 “똑똑하구나”라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이후 어려운 과제를 피하고, 실패하면 더 쉽게 무너졌어요. 반면 “열심히 했구나”처럼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 더 오래 도전했어요. 또 좋아서 하던 일에 보상을 걸면 오히려 흥미가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Lepper 등, 1973).

5. 몸과 마음의 상태. 수면 부족,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 우울이나 불안, 학습장애나 주의력 문제도 의욕 저하처럼 보일 수 있어요. 산만함이 함께 있다면 산만하고 집중을 못 해요도 읽어 보세요.

딸이라면

여자아이는 평균적으로 성적이 좋고 성실한 편이라 의욕 문제가 늦게 드러나기도 해요. 겉으로는 열심히 하지만 속으로는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불안 때문에 버티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아이마다 달라요.

  • 완벽주의를 살펴 주세요. 한 문제 틀린 걸로 크게 낙담하거나, 완벽하게 못 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다면 의욕이 아니라 불안의 문제일 수 있어요.
  • 결과보다 과정을 말해 주세요. “100점이네”보다 “이 단원 어려워했는데 끝까지 풀었구나”가 좋아요.
  • “수학은 못해도 괜찮아” 같은 말은 조심하세요. 위로처럼 들려도 “너는 원래 못한다”로 들릴 수 있어요. 어려운 과목일수록 노력하면 는다는 걸 알려 주세요.

이렇게 말해 보세요

캐럴 드웩(Dweck, 2006)은 능력은 노력과 전략으로 자란다는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해요. 아이가 스스로 고르고, 해냈다는 경험을 하고, 부모와의 관계가 편안할 때 의욕이 살아나요.

상황이렇게 말하기피하면 좋은 말
공부를 미룰 때“오늘 할 공부, 몇 시에 시작할지 네가 정해 줄래?”“당장 들어가서 공부해!”
“어차피 못 해”라고 할 때“아직 못 하는 거야. 어디서부터 막히는지 같이 찾아보자.”“그러니까 좀 열심히 하라고 했잖아.”
시험을 망쳤을 때“속상하겠다. 다음엔 무엇을 다르게 해 보면 좋을까?”“옆집 누구는 100점이라던데.”
좋은 점수를 받았을 때“매일 조금씩 복습하더니 결과가 나왔네.”“역시 넌 머리가 좋아.”
“공부해서 뭐해?”라고 물을 때“좋은 질문이야. 너는 나중에 뭘 해 보고 싶어? 같이 이야기해 보자.”“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
스스로 숙제를 끝냈을 때“엄마가 말하기 전에 끝냈네. 스스로 챙기는 힘이 생겼구나.”(아무 말 없이 다음 문제집 주기)

보상이 필요하다면 쓰는 방법이 중요해요. 이미 좋아서 하는 일에는 보상을 걸지 말고, 처음 습관을 들일 때 “약속한 시간 동안 앉아서 해낸 것”처럼 노력에 작게 주세요. 습관이 자리 잡으면 보상은 천천히 줄이고,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을 말로 짚어 주는 쪽으로 옮겨 가요. 스마트폰 시간을 공부의 대가로 걸면 공부가 “참고 견디는 일”로 굳어지기 쉬우니 조심하세요.

나이별로 다르게

초등 저학년(만 6~9세): 공부 습관의 기초를 만드는 시기예요. 공부 시간은 짧게(15~20분), 매일 같은 시간에 해요. 읽기와 셈이 유난히 어렵다면 의욕보다 학습의 어려움일 수 있으니 선생님과 상의해요. 이 시기 발달은 만 8~9세 연령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초등 고학년(만 10~12세):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시작해요. 일주일 계획표를 아이가 직접 짜고, 부모는 주말에 함께 돌아보는 역할만 해요. 계획대로 안 됐다면 혼내기보다 “계획이 너무 빡빡했나?” 하고 함께 고쳐요. 계획을 고치는 경험도 중요한 공부예요. 보상은 “성적”보다 “약속한 공부를 해낸 것”에 주세요.

청소년(만 13세 이상): 공부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납득해야 움직여요. 진로, 관심사와 공부를 연결해 주세요. 성적표보다 아이의 하루, 수면, 기분에 더 관심을 보여 주세요. 학원과 과제가 너무 많아 쉬는 시간이 없다면, 의욕이 아니라 체력과 마음이 바닥난 것일 수 있어요. 일정을 아이와 함께 점검해 보세요. 사춘기 대화법은 사춘기라 말이 안 통해요에 있어요.

하지 말아야 할 것

  •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는 의욕보다 수치심을 키워요.
  • “머리가 좋다”는 칭찬에만 기대지 마세요.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피하게 만들 수 있어요.
  • 공부를 벌로 쓰지 마세요. “말 안 들으면 문제집 두 장 더”는 공부를 싫은 일로 만들어요.
  • 모든 일정을 대신 짜 주지 마세요. 부모가 다 정하면 아이는 스스로 움직이는 법을 배울 기회를 잃어요.
  • 매일 공부 이야기로만 대화하지 마세요. 공부와 상관없는 즐거운 대화가 관계의 연료가 돼요.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한 신호

다음과 같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하고, 필요하면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나 아동·청소년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으세요.

  • 공부뿐 아니라 좋아하던 놀이와 친구에도 흥미를 잃고, 2주 넘게 우울하거나 짜증이 늘었어요.
  • 노력해도 읽기, 쓰기, 셈이 또래보다 크게 뒤처져요. 학습장애 평가가 필요할 수 있어요.
  • 주의력 문제가 집과 학교 모두에서 오래 이어져요.
  • 시험 때마다 복통, 두통, 불면이 심하고 불안이 커요.
  • 청소년이라면 청소년상담 1388(전화, 문자, 카카오톡)과 학교 Wee 클래스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 “살아서 뭐해”, “죽고 싶다”는 말이 나오면 바로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 연락하고, 위급하면 119에 신고하세요.

참고한 자료

  1. Ryan, R. M., & Deci, E. L. (2000). Self-determination theory and the facilitation of intrinsic motivation, social development, and well-being. American Psychologist, 55(1), 68-78.
  2. Mueller, C. M., & Dweck, C. S. (1998). Praise for intelligence can undermine children's motivation and perform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1), 33-52.
  3. Dweck, C. S. (2006).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Random House.
  4. Lepper, M. R., Greene, D., & Nisbett, R. E. (1973). Undermining children's intrinsic interest with extrinsic reward: A test of the "overjustification" hypothesi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8(1), 129-137.
  5. Duckworth, A. L., & Seligman, M. E. P. (2006). Self-discipline gives girls the edge: Gender in self-discipline, grades, and achievement test scores.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98(1), 198-208.
  6. Voyer, D., & Voyer, S. D. (2014). Gender differences in scholastic achievement: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40(4), 1174-1204.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예요. 아이의 건강이나 발달이 걱정되면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언어치료사 같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이어서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