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습관
용돈: 돈 관리를 배우는 가장 좋은 교과서
2026-10-06 업데이트 · 딸 육아 노트 편집팀
용돈은 아이가 처음으로 “내 돈”을 갖고 스스로 결정해 보는 경험이에요. 잘못 쓰고 후회하는 일까지 포함해서, 어른이 되어 큰돈으로 실수하기 전에 작은 돈으로 미리 연습하는 기회예요. 그래서 용돈 교육의 목표는 돈을 아끼는 아이가 아니라, 돈을 계획하고 선택할 줄 아는 아이예요.
돈 습관은 생각보다 일찍 자리 잡아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아이들이 돈에 관한 기본 습관과 태도를 대체로 만 7세 무렵까지 형성한다고 보고했어요(Whitebread & Bingham, 2013).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도 금융 역량이 세 단계로 자란다고 정리했어요(CFPB, 2016).
| 시기 | 자라는 힘 |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
|---|---|---|
| 만 3~5세 | 기다리기, 계획하기 같은 자기 조절 | 사고 싶은 것 하루 기다려 보기, 동전 세기 놀이 |
| 만 6~12세 | 돈 습관과 가치관 | 용돈 시작, 저축 목표, 가격 비교 |
| 만 13세 이후 | 금융 지식과 판단 | 통장·체크카드 관리, 광고와 할인 판단, 아르바이트 |
언제 시작할까
숫자를 세고, 돈을 내야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나이면 시작할 수 있어요. 대개 초등 입학 전후(만 6~7세)가 많아요. 이런 모습이 보이면 준비가 된 거예요.
- 동전과 지폐를 구분하고 간단한 덧셈을 해요.
- 가게에서 “이거 얼마야?”라고 물어요.
- 갖고 싶은 것을 위해 조금 기다릴 수 있어요.
금액과 주기 정하기
금액은 가정마다 달라서 정답이 없어요. 대신 이 순서로 정하면 기준이 생겨요.
- 용돈으로 무엇을 살지 먼저 정하기: 군것질, 문구, 친구 생일 선물처럼 아이가 스스로 사는 항목을 정해요. 학용품과 옷처럼 부모가 사 주는 것은 따로 둬요.
- 그 항목에 드는 돈을 계산하기: 한 주에 군것질 두 번, 문구 한 번이면 얼마인지 아이와 함께 계산해요.
- 조금 여유를 더하기: 모을 수 있는 몫이 있어야 저축을 배워요.
- 주기는 나이에 맞게: 저학년은 일주일, 고학년은 2주, 중학생 이후는 한 달이 무난해요. 기다리는 기간이 길수록 계획하는 힘이 더 필요해요.
- 정한 날에 정한 금액을: 부모 기분이나 성적에 따라 달라지면 아이는 계획을 세울 수 없어요.
학년이 오르거나 쓸 곳이 늘면 함께 다시 의논해요. “중학생이 됐으니 교통비도 용돈에 넣고, 대신 금액을 올리자”처럼요.
집안일과 용돈, 묶어야 할까?
두 가지 의견이 있어요. 집안일은 가족의 일이니 돈과 묶지 말자는 쪽과, 일하면 돈을 버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쪽이에요. 많은 가정이 기본 용돈은 집안일과 상관없이 주고, 세차나 창고 정리처럼 평소보다 큰 일에만 추가로 벌 기회를 주는 방식을 써요. 이렇게 하면 “돈 안 주면 안 치워”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요.
저축, 소비, 나눔: 세 칸 관리
투명한 병이나 봉투 세 개를 준비해요. 용돈을 받으면 바로 나눠요. 비율은 아이와 정하되, 예를 들어 소비 50, 저축 40, 나눔 10처럼 시작할 수 있어요.
- 소비: 이번 주에 쓸 돈. 다 쓰면 다음 용돈 날까지 기다려요. 부모가 미리 더 주지 않는 것이 핵심이에요.
- 저축: 목표를 그림으로 붙여요. “레고 세트까지 앞으로 4주!” 목표가 눈에 보이면 기다리는 힘이 자라요.
- 나눔: 기부, 친구 선물, 가족에게 작은 간식 사 주기에 써요. 만 2세가 안 된 아기들도 자기 간식을 남에게 나눠 줄 때 받을 때보다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어요(Aknin 외, 2012). 어른도 남을 위해 돈을 쓸 때 행복감이 더 컸어요(Dunn 외, 2008).
실수는 최고의 수업
아이가 용돈을 하루 만에 다 써 버리면 부모는 속이 타요. 그래도 구해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에요.
| 상황 | 이렇게 말해 보세요 | 피하면 좋은 말 |
|---|---|---|
| 용돈을 다 써 버렸을 때 | “다음 용돈 날까지 기다려야겠네. 다음엔 어떻게 나눠 볼까?” | “그러게 내가 뭐랬어. 이번만 줄게.” |
| 비싼 걸 사 달라고 할 때 | “그거 갖고 싶구나. 저축 칸에 목표로 붙여 볼까?” | “우리 집이 그럴 돈이 어딨어.” |
| 산 걸 후회할 때 | “생각보다 별로였구나. 다음엔 무엇을 먼저 확인할까?” | “돈만 버렸네.” |
| 친구가 더 많이 받는다고 할 때 | “집마다 정하는 방법이 달라. 우리 집은 이렇게 정한 이유가 있어.” | “걔네 집은 부자라서 그래.” |
친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일은 미리 규칙을 정해요. “친구끼리 돈은 빌려주지 않기, 필요하면 부모에게 말하기.” 용돈을 자주 더 달라고 하거나 돈이 자꾸 없어진다면 친구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친구 관계의 학교폭력 신호도 참고하세요. 돈 문제로 거짓말을 한다면 거짓말을 해요를 함께 보세요.
세뱃돈과 명절 용돈은 어떻게 할까
설날과 추석에 받는 돈은 평소 용돈보다 훨씬 커서 고민이 돼요. “엄마가 맡아 둘게” 하고 사라지면 아이는 돈이 내 것이라는 감각을 잃어요. 대신 이렇게 해 보세요.
- 받은 돈을 아이와 함께 세고 기록해요. 누구에게 얼마를 받았는지 적어 두면 감사 인사를 할 때도 좋아요.
- 일부는 아이가 바로 쓰고, 큰 몫은 아이 이름 통장에 함께 가서 넣어요.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는 경험 자체가 교육이에요.
- 큰 몫을 어디에 쓸지 목표를 정해요. 자전거, 악기, 여행 경비처럼 아이가 고른 목표면 기다리는 힘이 생겨요.
용돈을 벌로 쓰지 않기
“말 안 들으면 용돈 없어”는 순간 효과가 있어 보여도, 용돈이 계획의 도구가 아니라 벌의 도구가 돼 버려요. 아이는 돈을 관리하는 법보다 부모 눈치를 보는 법을 배워요. 다만 아이가 남의 물건을 망가뜨렸을 때 자기 돈으로 일부를 갚게 하는 것은 행동과 이어진 결과라서 괜찮아요. 결과를 정하는 방법은 훈육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나이별 경제 교육
- 만 5~7세: 마트에서 “우유는 얼마, 과자는 얼마”를 함께 읽어요. 사고 싶은 것을 하루 기다려 보는 연습을 해요. 만 5세, 만 6~7세 가이드도 참고하세요.
- 만 8~9세: 용돈 기입장을 써요. 칸은 날짜, 들어온 돈, 나간 돈, 남은 돈 네 개면 충분해요. 같은 물건을 두 가게에서 비교해 봐요. 이 시기 아이의 모습은 만 8~9세 가이드에 있어요.
- 만 10~12세: 아이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고 이자가 붙는 것을 보여 줘요. 광고가 어떻게 사고 싶게 만드는지 이야기해요. 게임 아이템, 앱 결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돈도 용돈 안에서 쓰도록 약속해요. 게임 결제 약속은 스마트폰과 게임에 더 있어요.
- 만 13세 이후: 한 달 용돈으로 교통비, 군것질, 문화생활을 스스로 꾸려요. 체크카드는 쓸 수 있는 만큼만 나간다는 점, 신용카드와 할부, 대출은 미래의 돈을 당겨 쓰는 것이라는 점을 알려 줘요.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에도 청소년용 자료가 있어요.
이렇게 해 보세요
- 이번 주 시작하기: 용돈 날짜, 금액, 용돈으로 사는 것 목록을 종이에 적고 아이와 함께 서명해요.
- 세 칸 병 만들기: 병에 “쓰기, 모으기, 나누기” 이름표를 붙여요.
- 장보기 맡기기: 정해진 돈으로 간식 장보기를 아이에게 맡겨 봐요.
- 부모의 돈 이야기 들려주기: “이건 사고 싶었는데 다음 달로 미뤘어”처럼 부모의 선택 과정을 말로 보여 줘요.
점검 목록
- 용돈으로 사는 것과 부모가 사 주는 것이 나뉘어 있나요?
- 용돈 날짜와 금액이 일정한가요?
- 다 써 버렸을 때 미리 더 주지 않았나요?
- 저축 목표가 눈에 보이게 붙어 있나요?
- 나눔 칸의 돈을 어디에 쓸지 아이가 직접 골랐나요?
용돈은 돈보다 선택을 가르치는 도구예요. 스스로 계획하고 돌아보는 힘은 공부에도 그대로 이어져요. 공부 습관도 함께 읽어 보세요.
참고한 자료
- Whitebread, D., & Bingham, S. (2013). Habit formation and learning in young children. Money Advice Service.
- 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 (2016). Building blocks to help youth achieve financial capability: A new model and recommendations. CFPB.
- Aknin, L. B., Hamlin, J. K., & Dunn, E. W. (2012). Giving leads to happiness in young children. PLoS ONE, 7(6), e39211. doi.org/10.1371/journal.pone.0039211
- Dunn, E. W., Aknin, L. B., & Norton, M. I. (2008). Spending money on others promotes happiness. Science, 319(5870), 1687-1688.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어린이·청소년 금융교육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예요. 아이의 건강이나 발달이 걱정되면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언어치료사 같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